1. 소개
요즘 저는 보고 싶은 드라마나 영화가 있으면 유튜버가 요약을 해놓은 영상을 볼 때도 있고, 정주행을 하더라도 10초, 5초 건너뛰기를 적극 활용하는 편입니다. 또 가끔은 자막을 켜고 배속으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엊그제 나온 더글로리도 4시간 만에 본 것 같은데 10초 건너뛰기를 얼마나 눌렀는지 모르겠습니다. 책에 의하면 시청자의 약 50% 정도가, Z세대의 약 90%가 이런 시청습관을 가진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원인을 자세히 분석한 책입니다.
2. 내용
원인(1) : 봐야 할 작품이 너무 많다
우리는 역사상 가장 많은 작품을 가장 값싸게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DVD를 대여했던 시절에는 신중하게 작품을 골라 진득하게 즐겼지만 이제는 구독료만 지불하면 거의 모든 작품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행한다는 작품, 친구로부터의 추천 등 봐야 할 작품이 너무 많기 때문에 우리는 스몰토크에 낄 정도의 정보만 알 수 있도록 요약본이나 빨리 감기를 활용합니다.
원인(2) : 시간에도 가성비를 따진다
봐야 할 작품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재밌는 작품은 다 보고 싶고, 혹여나 자기가 선정해서 몇 시간을 공들여 본 작품이 별로일까 봐 두려워합니다. 따라서 사람들과의 대화에 낄 정도의 정보만 습득하는 최대의 가성비를 내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것을 '작품을 감상한다' 라기보다는 '컨텐츠를 소비한다'라고 합니다. 화제를 따라가기 위해, 정보를 얻기 위해 실리적인 목적이 수반되는 행위니까 말이죠.
원인(3) : 대사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작품이 늘어났다
배우의 표정으로 기쁨, 슬픔을 알 수 있고 땀을 닦는 행동을 통해 곤란한 상황을 나타낼 수 있지 굳이 배우가 '슬프다', '어떡하지' 등의 대사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배우가 자신의 감정, 상황을 일일이 설명하려는 작품이 많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대사가 없는 장면은 정보가 없다고 판단하고 건너뛰려고 합니다. 이런 제작사의 과잉친절이 시청자의 이해력을 하향 평준화 시킨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 친절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외면한다고 하는 게 제작사의 주장입니다. 라이트 노벨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제목을 왜 저렇게 길고 웃기게 지었을까 생각이 들지만 책이 잘 팔리기 위해서는 '정보를 빨리 알고 싶은' 고객의 욕망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3. 결론
책의 초반에는 요약본, 빨리 감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습니다. 작품은 만든이가 의도한 '원형의 형태'로 감상해야 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이는 시대의 흐름이며 컨텐츠 공급 회사의 이익이 된다면 앞으로 이런 형태의 시청 습관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합니다. 넷플릭스, 디즈니가 요약본을 유튜브에 올리는 것을 허락하고, 배속기능을 넣은 것은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살아있는 연주를 들어야지 축음기로 레코드음악을 듣는 것은 진정한 음악 감상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었고 TV가 등장했을 때는 "TV는 인간의 상상력을 저하시켜 바보로 만든다"라는 의견이 있었고, DVD가 등장했을 때는 "작은 화면으로 보는 영화는 제대로 본 것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있었듯이 빨리 감기와 건너뛰기도 비판받더라도 언젠가 보편적인 감상법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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